

퇴사준비생의 도쿄2, 교토, 오프라인의 모험 등 쉼없이 그러나 늘 새로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전하는 시티호퍼스의 대표이자 작가 동진님의 신간 <퇴사준비생의 홍콩> 저자 북토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북토크도 '다름, 다움, 다음'의 비즈니스 감각을 가진 해외의 사례들을 소개주셨어요. 특히 이번 세션은 홍콩이라는 도시를 익숙한 여행지가 아닌, 창의적인 비즈니스의 현장으로 해석한 점에서 의미가 깊었습니다.

마케터, 공간 디자이너, 콘텐츠 기획자, 이커머스 담당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분이 참여했습니다. 홍콩에 대한 경험도 제각각이었습니다. 홍콩을 사랑해서 여러 번 방문했던 분부터, 출장으로 바쁘게 둘러보기만한 분, 심지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분까지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홍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기대했습니다.

"우리가 오늘 떠나볼 홍콩 여행은 지난 여행과 무엇이 다를까요?"
동진 대표님은 마치 지금 홍콩을 여행 중인 것처럼 저자 북토크를 시작하며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여행의 '목적'을 설정하는 것이 '목적지'만큼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시티호퍼스 팀의 시선으로 분석한 홍콩의 남다른 브랜드 3곳을 소개했습니다.
이날 소개된 첫 번째 브랜드는 글쓰기 테라피를 할 수 있는 홍콩 최초의 종이 인센스 '데이패스 인센스 페이퍼'였습니다. '불을 붙이는 도구'가 아니라, '불을 붙이는 행위'에 주목해 캔버스와 같은 컨셉으로 디자인된 인센스입니다. 불을 붙이고, 태우는 과정을 통해 인센스에 써둔 고민과 걱정을 태워버려 마음을 툴툴 털어버릴 수 있게 합니다. 인센스의 향은 총 7종으로 표면은 오돌토돌한 양각 처리가 되어 있어 촉각적인 자극이 느껴집니다. 각 인센스마다 저마다의 스토리가 적혀있고, 음악을 페어링하기도 합니다. 다중 감각을 자극하죠. 또한 다른 인센스에 비해 휴대도 간편합니다.
두 번째 브랜드는 홍콩의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였습니다. 이곳은 반려 동물과 사람이 동시에 뷰티 케어를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4시간 정도 소요되는 반려 동물의 그루밍 시간동안 사람도 함께 뷰티 케어를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주인이 반려견을 떠나지 않고 같은 매장 안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 '매출 이탈'을 방지하는 전략이 돋보였습니다.
프라이빗 서비스인 만큼 세분화되어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반려 동물의 뷰티 케어를 담당할 디자이너의 국적까지 선택 가능합니다. 심지어 반려 동물과 주인을 위한 요가, 워터파크, 수제 베이커리, 건강 클리닉 등으로 서비스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반려 동물 중심 커뮤니티'를 만들어내며 지속적인 브랜드 충성도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브랜드는 홍콩의 '티샤토'였습니다. 이 브랜드는 차를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음료'라는 전통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네스프레소처럼 캡슐을 통해 30초 만에 즐길 수 있는 티 경험으로 바꾸었습니다. 캡슐 티 머신과 함께 두 가지 규격의 캡슐을 만들어 네스프레소와 돌체구스토 머신에도 호환되도록 한 점은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면도기-면도날' 비즈니스이죠. 커피 시장의 캡슐 혁신을 차 시장에 접목시킨 이 시도는 익숙한 관습에서 벗어나 경계를 넘나드는 신의 한 수 입니다.


HFK 멤버들과 나눈 질문
Q: 공간의 감각적 브랜딩을 구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요?
'데이패스 인센스 페이퍼'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답변 드리자면, 냄새, 소리, 시각, 촉각이 단절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하나의 시퀀스가 생길 때 고객이 공간 전체를 브랜드로 인식하게 됩니다.
Q: 기획자로서 새로운 도시에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첫째, '단서 찾기' —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 감탄하는 지점, 유독 사진이 많은 장소 등에서 단서를 찾아야 합니다.
둘째, '문장화하기' — 그 장소에서 느낀 인사이트를 명확한 문장으로 정리해 봅니다.
셋째, '선택하기' — 수많은 감각과 인상 중 어떤 메시지를 남길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Q: 시장 조사를 통해 관찰한 것들을 콘텐츠화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실제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현장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콘텐츠로 만들때는 독자에게 전달될 방식으로 비즈니스의 구조를 번역합니다. 말하자면 기획된 비즈니스를 디코딩(decoding)해 비즈니스를 이루는 각 요소를 다시 분해하여 전달해야 합니다.

<퇴사준비생의 홍콩>과 함께 한 케이스 스터디
우리는 성공 사례를 발견하면 케이스 스터디를 합니다. 케이스 스터디에서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성공'이 아닌 성공에 이르기까지 '과정' 입니다. <퇴사준비생의 홍콩>에 실린 케이스들은 단순히 높은 매출, 빛나는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소개되었을까요? 동진 대표님과 질의 응답을 나누며, 멤버들은 하나의 비즈니스를 분석하고, 눈여겨 봐야 할 과정은 무엇인지 뾰족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왜 인센스를 이 사이즈의 종이로 만들었을까? 왜 주인과 함께 하는 반려 동물 커뮤니티를 만들었을까? 왜 캡슐 커피에 들어가는 티 캡슐을 만들었을까? 우리는 질문을 통해 성공한 비즈니스를 파고 들며 그 속에서 배워야할 남다른 본질과 의도, 비전을 발견해야 합니다. 이미 익숙한 '홍콩'이라는 도시에서 시티호퍼스 이동진 대표님과 함께 저자 북토크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발견하셨길 바랍니다.
함께 전하는 멤버의 후기: 오프더트랙 팀 윤아님
어제 <퇴사준비생의 홍콩> 북토크에 다녀왔고, 그 세션에서 티 캡슐 브랜드 ‘티샤토(Tea Château)’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서비스/브랜드를 소개해주셨는데, 저는 워낙 차를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이 주제에 더 눈길이 가더라구요.
티샤토는 차를 커피처럼 간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네스프레소 머신과 호환되는 캡슐티를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찻잎을 우리는 번거로움이 차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장벽이라는 점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커피처럼 추출을 기계화하고, 캡슐로 표준화된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30초 만에 완성되는 고급 차 경험’을 제안한 것이죠. 실제로 티샤토는 커피의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해, ‘장비’보다 반복구매가 일어나는 ‘캡슐’이 중심이 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고, 소비자가 이미 보유한 네스프레소, 돌체구스토 등의 커피 머신과 호환되도록 출시해 진입 장벽을 낮췄습니다.
고압 추출(15~19바)을 지원하는 전용 티 머신도 별도로 출시했는데, 이는 차를 좀 더 진지하게 즐기는 매니아층을 위한 제품으로 보입니다. 고압 추출은 일반적인 우림(steeping) 방식보다 빠르고 강하게 찻잎의 성분을 우려낼 수 있어서, 짧은 시간 안에 향과 풍미가 진한 차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일부 블렌딩 차나 발효차의 경우, 고압 추출을 통해 에스프레소처럼 크레마가 생기기도 한다고 해요.
이러한 시스템은 사실 네슬레도 ‘Special.T’라는 브랜드로 시도한 바 있었지만, 커피처럼 대중화에는 실패했죠. 국내에서도 티젠 등에서 티캡슐 제품을 선보였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티샤토는 달랐습니다. 차를 와인처럼 고급스럽게 브랜딩(브랜드명 ‘Château’ 자체가 와인 양조장이라는 뜻)했고,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반영해 폐 건강, 숙면, 여성 건강 등 다양한 기능성 차 라인업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포지셔닝에 성공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티샤토의 타겟도 단순한 차 매니아층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찻잎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간편하게 마시고 싶어 하는 일반 소비자, 특히 네스프레소 머신을 이미 보유한 홈카페족이나 웰니스에 관심 있는 2030 여성층이 주요 타겟이라고 합니다. 홍콩이라는 도시 자체가 차 문화가 깊으면서도 도시적 감각과 웰빙 트렌드가 강한 곳이기 때문에, 티샤토의 전략이 잘 맞아떨어진 듯해요.
저는 차를 좋아해서 개완이나 표일배 같은 도구로 찻잎을 우리는 과정을 즐기는 편입니다. 차를 우리는 시간 자체를 좋아하고, 고요하게 미시는 행위 자체가 의미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정수기 온수는 100도에 못 미쳐 차를 제대로 우리는 데 적절하지 않고, 저희 회사도 예외는 아니라서, 매번 카페테리아에 가서 뜨거운 물을 따로 부탁해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티샤토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한국 사무실에도 네스프레소 머신이 꽤 보편적으로 보급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 별도 장비 없이도 캡슐 하나로 고품질 차를 간편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커피를 줄이고 싶은 사람들 또는 티백의 미세플라스틱 이슈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잘 맞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퇴사준비생의 도쿄2, 교토, 오프라인의 모험 등 쉼없이 그러나 늘 새로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전하는 시티호퍼스의 대표이자 작가 동진님의 신간 <퇴사준비생의 홍콩> 저자 북토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북토크도 '다름, 다움, 다음'의 비즈니스 감각을 가진 해외의 사례들을 소개주셨어요. 특히 이번 세션은 홍콩이라는 도시를 익숙한 여행지가 아닌, 창의적인 비즈니스의 현장으로 해석한 점에서 의미가 깊었습니다.
마케터, 공간 디자이너, 콘텐츠 기획자, 이커머스 담당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분이 참여했습니다. 홍콩에 대한 경험도 제각각이었습니다. 홍콩을 사랑해서 여러 번 방문했던 분부터, 출장으로 바쁘게 둘러보기만한 분, 심지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분까지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홍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기대했습니다.
"우리가 오늘 떠나볼 홍콩 여행은 지난 여행과 무엇이 다를까요?"
동진 대표님은 마치 지금 홍콩을 여행 중인 것처럼 저자 북토크를 시작하며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여행의 '목적'을 설정하는 것이 '목적지'만큼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시티호퍼스 팀의 시선으로 분석한 홍콩의 남다른 브랜드 3곳을 소개했습니다.
이날 소개된 첫 번째 브랜드는 글쓰기 테라피를 할 수 있는 홍콩 최초의 종이 인센스 '데이패스 인센스 페이퍼'였습니다. '불을 붙이는 도구'가 아니라, '불을 붙이는 행위'에 주목해 캔버스와 같은 컨셉으로 디자인된 인센스입니다. 불을 붙이고, 태우는 과정을 통해 인센스에 써둔 고민과 걱정을 태워버려 마음을 툴툴 털어버릴 수 있게 합니다. 인센스의 향은 총 7종으로 표면은 오돌토돌한 양각 처리가 되어 있어 촉각적인 자극이 느껴집니다. 각 인센스마다 저마다의 스토리가 적혀있고, 음악을 페어링하기도 합니다. 다중 감각을 자극하죠. 또한 다른 인센스에 비해 휴대도 간편합니다.
두 번째 브랜드는 홍콩의 '프라이빗 아이 컨셉 스토어'였습니다. 이곳은 반려 동물과 사람이 동시에 뷰티 케어를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4시간 정도 소요되는 반려 동물의 그루밍 시간동안 사람도 함께 뷰티 케어를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주인이 반려견을 떠나지 않고 같은 매장 안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 '매출 이탈'을 방지하는 전략이 돋보였습니다.
프라이빗 서비스인 만큼 세분화되어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반려 동물의 뷰티 케어를 담당할 디자이너의 국적까지 선택 가능합니다. 심지어 반려 동물과 주인을 위한 요가, 워터파크, 수제 베이커리, 건강 클리닉 등으로 서비스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반려 동물 중심 커뮤니티'를 만들어내며 지속적인 브랜드 충성도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브랜드는 홍콩의 '티샤토'였습니다. 이 브랜드는 차를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음료'라는 전통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네스프레소처럼 캡슐을 통해 30초 만에 즐길 수 있는 티 경험으로 바꾸었습니다. 캡슐 티 머신과 함께 두 가지 규격의 캡슐을 만들어 네스프레소와 돌체구스토 머신에도 호환되도록 한 점은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면도기-면도날' 비즈니스이죠. 커피 시장의 캡슐 혁신을 차 시장에 접목시킨 이 시도는 익숙한 관습에서 벗어나 경계를 넘나드는 신의 한 수 입니다.
HFK 멤버들과 나눈 질문
Q: 공간의 감각적 브랜딩을 구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요?
'데이패스 인센스 페이퍼'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답변 드리자면, 냄새, 소리, 시각, 촉각이 단절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하나의 시퀀스가 생길 때 고객이 공간 전체를 브랜드로 인식하게 됩니다.
Q: 기획자로서 새로운 도시에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첫째, '단서 찾기' —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 감탄하는 지점, 유독 사진이 많은 장소 등에서 단서를 찾아야 합니다.
둘째, '문장화하기' — 그 장소에서 느낀 인사이트를 명확한 문장으로 정리해 봅니다.
셋째, '선택하기' — 수많은 감각과 인상 중 어떤 메시지를 남길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Q: 시장 조사를 통해 관찰한 것들을 콘텐츠화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실제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현장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콘텐츠로 만들때는 독자에게 전달될 방식으로 비즈니스의 구조를 번역합니다. 말하자면 기획된 비즈니스를 디코딩(decoding)해 비즈니스를 이루는 각 요소를 다시 분해하여 전달해야 합니다.
<퇴사준비생의 홍콩>과 함께 한 케이스 스터디
우리는 성공 사례를 발견하면 케이스 스터디를 합니다. 케이스 스터디에서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성공'이 아닌 성공에 이르기까지 '과정' 입니다. <퇴사준비생의 홍콩>에 실린 케이스들은 단순히 높은 매출, 빛나는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소개되었을까요? 동진 대표님과 질의 응답을 나누며, 멤버들은 하나의 비즈니스를 분석하고, 눈여겨 봐야 할 과정은 무엇인지 뾰족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왜 인센스를 이 사이즈의 종이로 만들었을까? 왜 주인과 함께 하는 반려 동물 커뮤니티를 만들었을까? 왜 캡슐 커피에 들어가는 티 캡슐을 만들었을까? 우리는 질문을 통해 성공한 비즈니스를 파고 들며 그 속에서 배워야할 남다른 본질과 의도, 비전을 발견해야 합니다. 이미 익숙한 '홍콩'이라는 도시에서 시티호퍼스 이동진 대표님과 함께 저자 북토크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발견하셨길 바랍니다.
함께 전하는 멤버의 후기: 오프더트랙 팀 윤아님
어제 <퇴사준비생의 홍콩> 북토크에 다녀왔고, 그 세션에서 티 캡슐 브랜드 ‘티샤토(Tea Château)’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서비스/브랜드를 소개해주셨는데, 저는 워낙 차를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이 주제에 더 눈길이 가더라구요.
티샤토는 차를 커피처럼 간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네스프레소 머신과 호환되는 캡슐티를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찻잎을 우리는 번거로움이 차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장벽이라는 점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커피처럼 추출을 기계화하고, 캡슐로 표준화된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30초 만에 완성되는 고급 차 경험’을 제안한 것이죠. 실제로 티샤토는 커피의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해, ‘장비’보다 반복구매가 일어나는 ‘캡슐’이 중심이 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고, 소비자가 이미 보유한 네스프레소, 돌체구스토 등의 커피 머신과 호환되도록 출시해 진입 장벽을 낮췄습니다.
고압 추출(15~19바)을 지원하는 전용 티 머신도 별도로 출시했는데, 이는 차를 좀 더 진지하게 즐기는 매니아층을 위한 제품으로 보입니다. 고압 추출은 일반적인 우림(steeping) 방식보다 빠르고 강하게 찻잎의 성분을 우려낼 수 있어서, 짧은 시간 안에 향과 풍미가 진한 차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일부 블렌딩 차나 발효차의 경우, 고압 추출을 통해 에스프레소처럼 크레마가 생기기도 한다고 해요.
이러한 시스템은 사실 네슬레도 ‘Special.T’라는 브랜드로 시도한 바 있었지만, 커피처럼 대중화에는 실패했죠. 국내에서도 티젠 등에서 티캡슐 제품을 선보였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티샤토는 달랐습니다. 차를 와인처럼 고급스럽게 브랜딩(브랜드명 ‘Château’ 자체가 와인 양조장이라는 뜻)했고,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반영해 폐 건강, 숙면, 여성 건강 등 다양한 기능성 차 라인업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포지셔닝에 성공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티샤토의 타겟도 단순한 차 매니아층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찻잎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간편하게 마시고 싶어 하는 일반 소비자, 특히 네스프레소 머신을 이미 보유한 홈카페족이나 웰니스에 관심 있는 2030 여성층이 주요 타겟이라고 합니다. 홍콩이라는 도시 자체가 차 문화가 깊으면서도 도시적 감각과 웰빙 트렌드가 강한 곳이기 때문에, 티샤토의 전략이 잘 맞아떨어진 듯해요.
저는 차를 좋아해서 개완이나 표일배 같은 도구로 찻잎을 우리는 과정을 즐기는 편입니다. 차를 우리는 시간 자체를 좋아하고, 고요하게 미시는 행위 자체가 의미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정수기 온수는 100도에 못 미쳐 차를 제대로 우리는 데 적절하지 않고, 저희 회사도 예외는 아니라서, 매번 카페테리아에 가서 뜨거운 물을 따로 부탁해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티샤토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한국 사무실에도 네스프레소 머신이 꽤 보편적으로 보급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 별도 장비 없이도 캡슐 하나로 고품질 차를 간편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커피를 줄이고 싶은 사람들 또는 티백의 미세플라스틱 이슈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잘 맞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