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디자인도 만들고 코드도 짜주는 시대에, 디자이너의 일은 축소되는 걸까요. HFK 멤버의 대부분이 기획/전략 멤버다 보니 디자이너인 멤버는 한 분 뿐이었지만, 서로 나눈 질문은 비슷했습니다. AI가 모든 걸 만들어주는 시대에 디자이너의 경계는 어디까지이고, 우리는 어떤 역량을 뾰족하게 만들어야 하는가.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살아남기》의 저자 강영화님을 HFK 저자 북토크에 모셨습니다. 저자 영화님은 스포카에서 도도포인트를 만들고 오픈소스 폰트 스포카 한산스를 함께 만든 디자이너입니다. 헬로우봇에서는 78장짜리 타로카드 굿즈 프로젝트를 총괄했고, 토스에서는 사내 도구를 만드는 인터널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직접 만든 타로 사주 앱 우주고양이 보라는 120만 명이 쓰는 서비스로 키워 올해 초 매각했고, 지금은 AI 네이티브 영어 앱 엘스(Else)를 공동 창업해 미국 시장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 20개에서 창업까지
강영화님은 13년 차 디자이너로 일하는 동안 스무개가 넘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동기들과 전시회를 열고, 비핸스 포트폴리오 리뷰라는 100명 규모의 디자인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오토바이 캠핑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빈티지 그릇을 팔아보기도 했습니다.
2019년 토스에 입사하면서 업무에 집중하고자 모든 사이드 프로젝트를 멈췄습니다. 그러다 안식월에 동생이 사는 말레이시아 페낭에 갔는데, 그곳에 인생네컷 같은 포토부스가 없는 걸 보고 셀프 사진관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비행기에서 소자본 창업 책을 읽고, 현지에서 카메라와 태블릿, 프린터만 있으면 만들 수 있겠다 싶은 부스를 발견했습니다. 이걸 계기로 다시 사이드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고 창업을 준비해가기 시작했습니다.

7개 제품을 찍어내고 탄생한 우주고양이 보라
괜찮은 장소를 구하기가 어려워 말레이시아의 포토부스 사업은 접고, 한국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걸 해보자고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 이후 7개 제품을 실험했습니다. 맛집 지도 앱, 불교 앱, 업무 자동화 강의와 컨설팅, 축구 뉴스 앱 등등. 그러다 만든 게 전화 타로 서비스 '타로보라'였습니다. 밤에 광고를 돌려 전화번호를 남기게 하고, 직접 전화를 걸어 3분간 타로를 봐준 뒤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온보딩에서 결제 전환율이 30퍼센트, 세 명 중 한 명이 결제하는 좋은 지표가 나왔습니다.
타로보라 서비스의 레슨런을 반영해 디벨롭된 서비스가 바로 우주고양이 보라입니다. 첫날부터 200명의 사용자를 모았습니다. 매일 고양이가 하나씩 위로의 편지를 보내주는 서비스였는데, 사용자들이 자기 삶에서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토로하고, 내밀한 고민을 남기면 직접 답장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천 명과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지금도 CS를 직접 한다고 합니다. 우주고양이 보라는 50만, 60만, 120만 사용자를 찍으며 앱스토어 차트에 올랐고 올해 초 매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직접 부딪히며 배운 것
현재 영화님이 운영하는 서비스 '엘스'는 작년 5월에 론칭한 AI 네이티브 영어 앱입니다. 1년 넘게 운영하는 동안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솔직하게 공유했습니다. 처음 3개월 동안은 만들 수 있는 모든 기능을 전부 넣었는데 아무도 쓰지 않았습니다. 많은 기능을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기능을 넣어야 한다는 걸 그때 배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3주 만에 새 버전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워킹홀리데이를 가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새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워킹홀리데이 중에 영어를 잘 공부할 수 있는 앱이 없다는 점을 파고든 것입니다. 방향을 미리 정해놓기보다 가설을 세우고 계속 바꿔보는 방식으로 일한다고 했습니다. 영어 앱을 만든 이유도 본인이 영어를 잘 못해서, 내가 만들면 잘 만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AI와 일하는 방식
디자이너가 실제로 여러 생성형 AI를 어떻게 쓸까요. 영화님은 일을 시작할 때 항상 자신의 워크플로우를 잘게 쪼개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어떤 일이 언제 일어나는지 디테일하게 적은 다음, 어디를 AI에 맡기고 어디를 직접 할지를 정한다는 것입니다. 초안 계획은 종이에 직접 그리며 사용자가 이 화면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상상한다고 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은 핀터레스트에서 찾은 레퍼런스를 AI로 변형하고, 그걸 피그마로 옮겨 직접 디렉션을 더해 완성하는 흐름으로 작업합니다. 프로덕트 디자인은 클로드 디자인을 쓰되 곧바로 작업하지 않고, 제미나이나 클로드와 함께 PRD를 아주 디테일하게 쓴 뒤에 넣는다고 했습니다. 엘스의 롤플레이 시뮬레이션 기능을 만들 때는 손님이 도착하고 주문을 받는 상황을 7개 시나리오로 잘게 나눠 줬더니 그럴싸한 앱 모양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피그마, 제미나이, 클로드 UI, 클로드 디자인, 클로드 코드를 경계 없이 오가며 사이사이에 무엇을 AI에 맡길 수 있을지 찾는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모두 직접 코딩을 할 수 있는 팀
엘스 팀은 다섯 명입니다. 필요한 게 있으면 직접 기능을 만들어 쓰는 게 팀의 성격이라고 했습니다. 엔지니어, 마케터, 디자이너가 모두 클로드 코드를 씁니다. 영화님은 업무 시스템을 강조했습니다. 모든 문서를 깃허브 한 곳에 올려 에이전트가 여러 맥락을 한 번에 읽을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갈래로 흩어진 정보를 하나로 모아두면 에이전트가 훨씬 효율적으로 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걸 AI에 맡기지는 않습니다. 마케터가 만드는 카드뉴스를 AI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사람의 감각이 없으면 영혼 없는 결과물이 나온다는 판단에 AI로 쉽게 만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결국 좋은 것을 알아보는 눈이 중요하단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AI 시대에 더 중요해진 것
새로 나오는 모든 걸 다 따라잡으려 하면 너무 힘듭니다. 무작정 트렌드를 쫓아가기 보다 내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좋은 결과물이 무엇인지 아는 방식으로 일하는 게 이 시대에 더 잘 일하는 방법입니다. 영화님은 문제 해결력과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고 꼽았습니다. 잘게 쪼갠 일 중에서 AI가 잘하는 자동화는 AI에 맡기고, 디렉팅은 사람이 하면서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합니다.
Q&A
Q. 프로덕트 디자인의 기본기는 어디서 배우면 좋을까요
뭐든 만들 수 있게 됐지만 기본기가 필요하다는 질문에, 영화님은 잘 만든 앱을 직접 뜯어보며 정리하는 방법을 권했습니다. 토스나 당근처럼 CTA가 명확하고 흐름이 매끄러운 앱을 참고하고, 국내 앱이 부족하다 싶으면 도어대시 같은 해외 앱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직접 정리해보라는 것입니다. 완성된 앱을 참고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배우는 길이라고 했고, 그렇게 정리한 자료를 에이전트가 참고하도록 해야한다 덧붙였습니다.
Q. 잘못 만들어진지 모르고 테스트한 결과로 의사결정해도 될까요
테스트 자체가 실패일 수 있다는 지적에, 영화님은 자신들의 의사결정 기준이 명료했다고 답했습니다. 돈을 버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6개월 안에 돈이 될 것 같지 않은 서비스는 바로 접었다는 것입니다. 슬랙 봇 자동화는 재무팀 승인 구조 때문에, 지도 앱은 광고가 붙기까지 너무 돌아가는 것 같아서 접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Q. 동료의 열정 수준이 다를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배 동료에게 더 열심히 하자고 강요하기 어렵다는 고민에, 강영화님은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낫다고 했습니다. 사실 자신도 열정의 수준을 맞추기는 어려우니 본인이 일을 더 많이 하는 편이었고, 대신 그게 억울해지지 않도록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했습니다.
Q. 왜 토스는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는 과정을 만들었을까요
영화님은 토스의 프로덕트 프린시플(PP)을 소개했습니다. 수많은 A/B 테스트를 거쳐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원칙을 쌓아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고 나면 그걸 놓치기 싫어서 오히려 전환이 올라가고 유료 전환 이후 리텐션도 높아진다는 점도 소개했습니다. 이런 결과들이 잘 정리된 자료가 많지는 않지만, LLM도 해외 UX 글을 참고해 생각보다 UX 디자인 인사이트를 얻기 좋다고 권했습니다.
Q. 퇴사는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셨나요
영화님은 자신이 불안함이 높은 사람이라 바로 퇴사하지 못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처음에는 이직을 할 생각이었는데 갈 데가 마땅치 않았고, 사이드 프로젝트가 굴러가는 걸 경험하면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돈이었습니다. 모아둔 현금으로 1년, 토스 주식으로 몇 년은 버틸 수 있겠다는 계산이 서자 몇 년은 도전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창업 4년 차인 지금도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자유가 좋아서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걸 하기에 너무 재미있는 시기라는 말로 강영화님은 토크를 맺었습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작게나마 시작해보면 좋겠다는 마지막 발표 페이지가 인상깊었던 시간이었습니다.

AI가 디자인도 만들고 코드도 짜주는 시대에, 디자이너의 일은 축소되는 걸까요. HFK 멤버의 대부분이 기획/전략 멤버다 보니 디자이너인 멤버는 한 분 뿐이었지만, 서로 나눈 질문은 비슷했습니다. AI가 모든 걸 만들어주는 시대에 디자이너의 경계는 어디까지이고, 우리는 어떤 역량을 뾰족하게 만들어야 하는가.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살아남기》의 저자 강영화님을 HFK 저자 북토크에 모셨습니다. 저자 영화님은 스포카에서 도도포인트를 만들고 오픈소스 폰트 스포카 한산스를 함께 만든 디자이너입니다. 헬로우봇에서는 78장짜리 타로카드 굿즈 프로젝트를 총괄했고, 토스에서는 사내 도구를 만드는 인터널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직접 만든 타로 사주 앱 우주고양이 보라는 120만 명이 쓰는 서비스로 키워 올해 초 매각했고, 지금은 AI 네이티브 영어 앱 엘스(Else)를 공동 창업해 미국 시장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 20개에서 창업까지
강영화님은 13년 차 디자이너로 일하는 동안 스무개가 넘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동기들과 전시회를 열고, 비핸스 포트폴리오 리뷰라는 100명 규모의 디자인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오토바이 캠핑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빈티지 그릇을 팔아보기도 했습니다.
2019년 토스에 입사하면서 업무에 집중하고자 모든 사이드 프로젝트를 멈췄습니다. 그러다 안식월에 동생이 사는 말레이시아 페낭에 갔는데, 그곳에 인생네컷 같은 포토부스가 없는 걸 보고 셀프 사진관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비행기에서 소자본 창업 책을 읽고, 현지에서 카메라와 태블릿, 프린터만 있으면 만들 수 있겠다 싶은 부스를 발견했습니다. 이걸 계기로 다시 사이드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고 창업을 준비해가기 시작했습니다.
7개 제품을 찍어내고 탄생한 우주고양이 보라
괜찮은 장소를 구하기가 어려워 말레이시아의 포토부스 사업은 접고, 한국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걸 해보자고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 이후 7개 제품을 실험했습니다. 맛집 지도 앱, 불교 앱, 업무 자동화 강의와 컨설팅, 축구 뉴스 앱 등등. 그러다 만든 게 전화 타로 서비스 '타로보라'였습니다. 밤에 광고를 돌려 전화번호를 남기게 하고, 직접 전화를 걸어 3분간 타로를 봐준 뒤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온보딩에서 결제 전환율이 30퍼센트, 세 명 중 한 명이 결제하는 좋은 지표가 나왔습니다.
타로보라 서비스의 레슨런을 반영해 디벨롭된 서비스가 바로 우주고양이 보라입니다. 첫날부터 200명의 사용자를 모았습니다. 매일 고양이가 하나씩 위로의 편지를 보내주는 서비스였는데, 사용자들이 자기 삶에서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토로하고, 내밀한 고민을 남기면 직접 답장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천 명과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지금도 CS를 직접 한다고 합니다. 우주고양이 보라는 50만, 60만, 120만 사용자를 찍으며 앱스토어 차트에 올랐고 올해 초 매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직접 부딪히며 배운 것
현재 영화님이 운영하는 서비스 '엘스'는 작년 5월에 론칭한 AI 네이티브 영어 앱입니다. 1년 넘게 운영하는 동안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솔직하게 공유했습니다. 처음 3개월 동안은 만들 수 있는 모든 기능을 전부 넣었는데 아무도 쓰지 않았습니다. 많은 기능을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기능을 넣어야 한다는 걸 그때 배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3주 만에 새 버전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워킹홀리데이를 가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새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워킹홀리데이 중에 영어를 잘 공부할 수 있는 앱이 없다는 점을 파고든 것입니다. 방향을 미리 정해놓기보다 가설을 세우고 계속 바꿔보는 방식으로 일한다고 했습니다. 영어 앱을 만든 이유도 본인이 영어를 잘 못해서, 내가 만들면 잘 만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AI와 일하는 방식
디자이너가 실제로 여러 생성형 AI를 어떻게 쓸까요. 영화님은 일을 시작할 때 항상 자신의 워크플로우를 잘게 쪼개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어떤 일이 언제 일어나는지 디테일하게 적은 다음, 어디를 AI에 맡기고 어디를 직접 할지를 정한다는 것입니다. 초안 계획은 종이에 직접 그리며 사용자가 이 화면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상상한다고 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은 핀터레스트에서 찾은 레퍼런스를 AI로 변형하고, 그걸 피그마로 옮겨 직접 디렉션을 더해 완성하는 흐름으로 작업합니다. 프로덕트 디자인은 클로드 디자인을 쓰되 곧바로 작업하지 않고, 제미나이나 클로드와 함께 PRD를 아주 디테일하게 쓴 뒤에 넣는다고 했습니다. 엘스의 롤플레이 시뮬레이션 기능을 만들 때는 손님이 도착하고 주문을 받는 상황을 7개 시나리오로 잘게 나눠 줬더니 그럴싸한 앱 모양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피그마, 제미나이, 클로드 UI, 클로드 디자인, 클로드 코드를 경계 없이 오가며 사이사이에 무엇을 AI에 맡길 수 있을지 찾는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모두 직접 코딩을 할 수 있는 팀
엘스 팀은 다섯 명입니다. 필요한 게 있으면 직접 기능을 만들어 쓰는 게 팀의 성격이라고 했습니다. 엔지니어, 마케터, 디자이너가 모두 클로드 코드를 씁니다. 영화님은 업무 시스템을 강조했습니다. 모든 문서를 깃허브 한 곳에 올려 에이전트가 여러 맥락을 한 번에 읽을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갈래로 흩어진 정보를 하나로 모아두면 에이전트가 훨씬 효율적으로 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걸 AI에 맡기지는 않습니다. 마케터가 만드는 카드뉴스를 AI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사람의 감각이 없으면 영혼 없는 결과물이 나온다는 판단에 AI로 쉽게 만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결국 좋은 것을 알아보는 눈이 중요하단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AI 시대에 더 중요해진 것
새로 나오는 모든 걸 다 따라잡으려 하면 너무 힘듭니다. 무작정 트렌드를 쫓아가기 보다 내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좋은 결과물이 무엇인지 아는 방식으로 일하는 게 이 시대에 더 잘 일하는 방법입니다. 영화님은 문제 해결력과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고 꼽았습니다. 잘게 쪼갠 일 중에서 AI가 잘하는 자동화는 AI에 맡기고, 디렉팅은 사람이 하면서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합니다.
Q&A
Q. 프로덕트 디자인의 기본기는 어디서 배우면 좋을까요
뭐든 만들 수 있게 됐지만 기본기가 필요하다는 질문에, 영화님은 잘 만든 앱을 직접 뜯어보며 정리하는 방법을 권했습니다. 토스나 당근처럼 CTA가 명확하고 흐름이 매끄러운 앱을 참고하고, 국내 앱이 부족하다 싶으면 도어대시 같은 해외 앱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직접 정리해보라는 것입니다. 완성된 앱을 참고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배우는 길이라고 했고, 그렇게 정리한 자료를 에이전트가 참고하도록 해야한다 덧붙였습니다.
Q. 잘못 만들어진지 모르고 테스트한 결과로 의사결정해도 될까요
테스트 자체가 실패일 수 있다는 지적에, 영화님은 자신들의 의사결정 기준이 명료했다고 답했습니다. 돈을 버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6개월 안에 돈이 될 것 같지 않은 서비스는 바로 접었다는 것입니다. 슬랙 봇 자동화는 재무팀 승인 구조 때문에, 지도 앱은 광고가 붙기까지 너무 돌아가는 것 같아서 접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Q. 동료의 열정 수준이 다를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배 동료에게 더 열심히 하자고 강요하기 어렵다는 고민에, 강영화님은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낫다고 했습니다. 사실 자신도 열정의 수준을 맞추기는 어려우니 본인이 일을 더 많이 하는 편이었고, 대신 그게 억울해지지 않도록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했습니다.
Q. 왜 토스는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는 과정을 만들었을까요
영화님은 토스의 프로덕트 프린시플(PP)을 소개했습니다. 수많은 A/B 테스트를 거쳐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원칙을 쌓아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고 나면 그걸 놓치기 싫어서 오히려 전환이 올라가고 유료 전환 이후 리텐션도 높아진다는 점도 소개했습니다. 이런 결과들이 잘 정리된 자료가 많지는 않지만, LLM도 해외 UX 글을 참고해 생각보다 UX 디자인 인사이트를 얻기 좋다고 권했습니다.
Q. 퇴사는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셨나요
영화님은 자신이 불안함이 높은 사람이라 바로 퇴사하지 못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처음에는 이직을 할 생각이었는데 갈 데가 마땅치 않았고, 사이드 프로젝트가 굴러가는 걸 경험하면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돈이었습니다. 모아둔 현금으로 1년, 토스 주식으로 몇 년은 버틸 수 있겠다는 계산이 서자 몇 년은 도전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창업 4년 차인 지금도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자유가 좋아서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걸 하기에 너무 재미있는 시기라는 말로 강영화님은 토크를 맺었습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작게나마 시작해보면 좋겠다는 마지막 발표 페이지가 인상깊었던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