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FK가 만드는 장면

자신의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곳


리뷰[저자 북토크] 진짜 매출을 부르는 회계 감각

관리자
조회수 92

회계는 숫자를 다루는 기술일까요, 
아니면 비즈니스를 읽는 언어일까요? 


『진짜 매출을 부르는 회계 감각』의 공동 저자 성호님과 승훈님을 모두 모시고 진행한 이번 북토크에서는 CEO 관점의 거시 회계 감각부터 실무자가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미시 회계 감각까지, 숫자와 비즈니스 스토리를 연결하는 법을 깊이 있게 나눠주셨습니다. 패션, 이커머스, 브랜드 런칭 등 다양한 업종에서 일하는 멤버들이 모여 "회계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허무는 시간이었습니다.


f5a1fea94f611.png


숫자로 선택하고, 숫자로 증명하는 리더

성호님은 회계를 전공한 CFO 출신의 CEO로, 패션·통신·반도체·에너지·F&B 등 다양한 산업의 회사를 거쳤습니다. 이탈리아 코치넬레 사장직과 이랜드 유럽법인장을 끝으로 직장 생활을 마감한 뒤, 현재 작가이자 비즈니스 코치로 활동 중입니다. 

리더는 숫자에 근거해서 방향을 선택하고, 그 선택을 다시 숫자로 증명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젠틀몬스터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10개 신규 사업 중 9개가 실패한 이 회사가 아이웨어를 선택한 이유는 딱 하나, '낮은 원가율과 높은 이익'이었습니다. 렌즈 제조를 과감히 버리고 선글라스에만 집중해 원가율을 20% 미만으로 낮추었고, 그 마진을 공간 브랜딩과 설치 미술에 재투자하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10년간 매출은 402억에서 7,891억으로 약 20배 성장했고, 매출총이익률 63%에서 84%로 상승했습니다. 


현장 감각이 만든 영업이익률 50%: 클래시스

피부과 의사 정성재가 창업한 병원용 피부 의료기기 클래시스는 또 다른 사례입니다. 피부 시술 환자가 3~6개월 주기로 반복 방문하는 패턴을 발견하고, 장비를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술할 때마다 카트리지가 필요하도록 설계했습니다. 클래시스 장비는 전 세계 70개국에 3.8만 대가 설치되었고, 전체 매출 3,368억 원 중 소모품 비중 53%, 영업이익률 50.7%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번 깔면 빠질 수 없는 락인Lock-in 구조를 백승한 대표는 EBRP(Energy-Based Recurring Platform)라 부릅니다. 젠틀몬스터가 브랜딩으로 30%를 만들었다면, 클래시스는 비즈니스 모델 설계로 50%를 만든 것입니다.


aaa6eb5378ada.png


숫자 감각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에서 온다

경영에 필요한 숫자는 수학이 아니라 산수입니다.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면 충분합니다. 성호님은 문과 출신으로 수학을 못했지만 숫자 감각이 없다는 소리는 듣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비결은 '리더의 숫자 노트'입니다. 3단계로 정리됩니다. 먼저 내가 알아야 할 핵심 숫자를 정하고(STEP 1), 매달 기록하고(STEP 2), 언제든 볼 수 있게 쌓아두는 것(STEP 3). 숫자를 매일 보며 감각을 키우고, 비즈니스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게 됩니다.

또한 기업을 파악할 때는 네 가지 시각을 균형 있게 봐야 합니다. 매출이 성장하는가(성장성), 이익이 나는가(수익성), 망하지 않겠는가(안정성), 투자한 돈을 불리는가(효율성). 성장률이 높아도 현금이 고갈되고 있을 수 있고, 이익이 나지만 일회성이거나 비용 삭감에 의존한 것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지표만 보면 오해와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익은 의견이고, 현금은 사실이다

사업하는 데 있어 현금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성호님은 워런 버핏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현금은 기업에게 산소와 같다.' 이익은 감가상각 방법, 충당금 설정, 매출 인식 시점 등 회계 정책에 따라 달라지는 '의견(Opinion)'이지만, 현금은 통장에 있거나 없거나, 들어왔거나 나갔거나 두 가지뿐인 '사실(Fact)'입니다.

매출 성장의 착각에 빠져 돈이 묶이는 상황, IMF 때 어음으로 묶여 연쇄 부도가 났던 사례를 들며 특히 작은 브랜드일수록 현금 흐름 관리를 철저히 해야 지속 가능성이 생긴다고 강조했습니다. 고금리와 불확실성의 시대, 현금이 생존을 결정합니다.


e54d4ddc9cc65.png


숫자를 분해하면 스토리가 보인다

두 번째 세션을 맡은 승훈님은 삼일회계법인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NC소프트, 북미 주재원과 런던·스웨덴 상장사에서 10년, 이후 아이디어스·텐바이텐 CFO/CEO, 네파 CFO를 거쳐 현재 메디트 COO 겸 CFO로 활동 중입니다. 승훈님은 회계라는 말만 들어도 도망치고 싶은 사람들에게 '회계'란 벽을 허물기 위해 '인수분해'라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회계는 비즈니스의 결과를 보여주는 언어로, 모든 경영 활동은 결국 숫자로 번역되어 기록됩니다. 중요한 것은 덩어리째 보지 않고 쪼개서 보는 것입니다. 관찰의 세 축으로 매출(Top-line), 비용(Resource), 이익(Bottom-line)을 놓고, 비즈니스별·프로덕트별·판매채널별·지역별로 인수분해합니다. 그리고 모든 숫자는 궁극적으로 수량(Q) × 가격(P)의 곱셈이라는 프레임이 핵심입니다.


dbf879f2e0dd9.png


같은 숫자, 다른 스토리: 실전 케이스

승훈님은 실제 경험했던 두 가지 케이스를 공유했습니다. 첫 번째는 연간 목표 40% 성장에 실제 6% 성장으로 마감한 회사입니다. 월별로 매출을 분해해보니, 신제품 출시 전 8월까지는 역성장이었지만 출시 후 하반기에는 전년 대비 40% 성장을 달성한 턴어라운드 모멘텀이 보였습니다. 두 번째는 거래액이 1,000억에서 650억으로 반토막 난 이커머스 회사. 하지만 하반기를 자세히 보면 코어 카테고리에 집중하고 비핵심 카테고리를 과감히 정리한 결과, 공헌이익률이 10%에서 20%로 두 배 올라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야기였습니다. 숫자를 분해해야 비로소 보이는 스토리입니다.

비용의 인수분해도 중요합니다. 매출 연동 여부로 변동비(매입 원가, 배송비, 결제수수료)와 고정비(인건비, 임차료)를 나누고, 통제 가능성으로 재량적 비용(교육훈련비, 복리후생비, 여비교통비)과 비재량적 비용을 구분하면, 매출 증감에 따른 손익 추정과 위기 시 비용 통제 우선순위가 명확해집니다.


491e4c83da8c4.png


CFO 출신 CEO

승훈님은 CFO의 장점으로 '모든 부서에 대한 통행권'을 꼽았습니다. 회사의 모든 활동을 숫자로 바라보기 때문에 전방위적으로 소통할 수 있고, 영업 부서가 큰 투자를 요청할 때도 숫자로 지지선을 확인한 뒤 함께 설득 논리를 설계한다고 했습니다. 새로운 산업에 진입할 때의 노하우로는 이니셜 커버리지 리포트(증권사 최초 분석 보고서), 미국 기업의 10-K(연차 보고서), 그리고 각 부서 내 '눈이 반짝반짝하는' 키맨들과의 비공식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구체적인 팁도 공유되었습니다.


이번 북토크는 회계를 전공하지 않은 멤버들에게 숫자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읽는 가장 정직한 도구라는 확신을 안겨준 시간이었습니다. 숫자에 호기심을 가지고, 정직하게 마주할 용기를 내고, 패턴을 찾는 습관을 들이고, 본질을 묻는 질문을 던지는 것. 영화 〈더 서클〉에서 엠마 왓슨이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루지 못한 잠재력(Unfulfilled Potential)"이라 답했듯, 숫자와 스토리가 함께할 때 우리의 잠재력은 비로소 꽃을 피웁니다.








생각이 연결될 때, 

성장은 더 멀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