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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저자 북토크] 기억되는 사람은 다르게 말한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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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질문을 받아도 무너지지 않는 사람은 말재주가 좋은 걸까요, 아니면 예상 답변을 미리 만들어 둔 걸까요?

《기억되는 사람은 다르게 말한다》를 쓴 저자 백주환 님은 곤란한 질문을 받아내는 일을 11년째 직업으로 해온 사람입니다. 주환님은 오비맥주에서 홍보 담당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는 3년 동안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싱가포르와 서울을 오갔고, 이후 MBA를 다녀왔으며, 첫 직장인 조선일보에서는 6년 동안 경영기획 업무를 했습니다.

이날 모인 멤버들의 산업과 직무는 제각각이었습니다. IT 정책, 인사 교육, 데이터와 AI, 이커머스, 디자인, 영어 교육. 하는 일은 달랐지만 신청 이유는 비슷했습니다. 조리 있게 말하고 싶다, 짧은 회의에서 존재감 있게 소통하고 싶다, 보고하고 나서 받는 질문에 잘 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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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말하기 책은 이미 많지만

책 《기억되는 사람은 다르게 말한다》 역시 출판사와 회의를 여러 번 거쳐 정해졌습니다. 원래는 '답변의 힘'이나 '흔들리지 않게 답변하기'를 의도하셨다고 해요. 주환님이 보기에 '말하기' 도서의 장르는 크게 세 부류입니다. 이금희, 한석준 같은 유명 아나운서. 말하기의 권위자로 책을 내는 심리학자들. 그리고 CS와 상담을 오래 한 자기계발 전문가. 그렇게 많은 책 사이에서 기업 홍보 전략을 10년 이상 만들어 온 사람이 굳이 '말하기' 책을 쓰려 한 이유는, 기업의 말하기가 일상의 말하기와 다른 전략을 갖고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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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커뮤니케이션은 결국 '답변 준비'

질문은 당신을 해치지 않는다, 당신을 해치는 것은 당신의 대답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기자 샘 도널드슨

홍보팀이 하는 일은 보통 이렇습니다. 매일 보도자료를 쓰고, 회사 이름으로 나가는 문서와 입장문을 검토하고, 기자 간담회와 기업 행사를 준비하고, 사장과 고위 임원의 연설문을 쓰고 그에 딸린 예상 질문지를 만들고, TV와 잡지 인터뷰를 잡고, 외부에서 질문이 오면 공식 멘트를 정합니다.

이 일을 한마디로 줄이면 답변 준비입니다. 아나운서처럼 조리 있게 말하는 것도, 심리학자처럼 상대의 마음을 읽으며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질문이 오든 무엇을 어떻게 답할지를 미리 정해두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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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의 말과 공격의 말

프레임워크는 두 가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홀딩 스테이트먼트는 수비의 말입니다. 큰일이 터졌을 때 당장 나가서 막는 말입니다.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최대한 빠르게 해결책을 찾아 언제까지 다시 말씀드리겠다, 같은 문장입니다. 뭉뚱그린 말이지만 그 안에 구체적인 것이 조금씩 들어 있으면 좋다고 했습니다.

토킹 포인트는 공격의 말입니다. 이 사안이 나오면 이건 무조건 말해야지, 하고 미리 정해둔 문장입니다. 주환님은 영화 '어쩔수가없다'를 보다가 주인공이 빨간 사인펜으로 적어두는 항목들을 보고 저게 토킹 포인트다 싶었다고 합니다.

준비 방법은 예상 질문지입니다. 다만 내가 답하고 싶은 질문으로 채우지 않습니다. 가장 어렵고 까다로운 최악의 질문만 골라 계속 만듭니다.

그렇다고 질문마다 다른 답을 다는 것은 아닙니다. 홀딩 스테이트먼트 세 개, 토킹 포인트 서너 개. 예닐곱 개의 문장으로 모든 질문을 대비합니다. 그래야 회사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입니다. 어떤 상황이 와도 이 여섯 개로 끝낸다는 것이 주환님이 정리한 프레임워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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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토킹 포인트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일상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이 곧 '답변 준비'로 요약되듯, 일상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실수하지 않고 준비해둔 것을 잘 써먹는 연습을 하는게 중요합니다.

주환님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이 정리를 하고 말하는 사람인지 생각하면서 말하는 사람인지 구분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직업병인거죠. 배우 박중훈의 사례를 예로 들었습니다. 안성기 배우가 세상을 떠나면서 안성기 배우와 생전 절친했던 박중훈 배우는 여러 인터뷰마다 고인이 된 안성기 배우에 대해 말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박중훈 배우의 답은 늘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는 곧 왜 안성기 배우를 좋아하고 사랑하는지 듣는 사람에게 명확히 기억될 만큼 정리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진정성 있는 답변으로 대중들에게 다가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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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사람은 100세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입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패션쇼를 열고 뉴욕에 숍을 냈으니, 예순 무렵부터 40년 동안 어떻게 살아왔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인터뷰마다 같은 말이 나옵니다. 건달 정신. 전혀 건달 같지 않은 고귀한 분이 자기 삶을 설명할 때 꺼내는 단어입니다. 욕심 없이 하고 싶은 일을 열정적으로 하고, 권위 의식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는 뜻을 '건달'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합니다. 사람들이 반복해서 궁금해하는 주제가 있다면 그것을 키워드로 정리해두고 계속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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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정치, 연애관 등 일상에는 대화하기 껄끄러운 주제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내 토킹 포인트는 무엇인지, 적당히 넘기고 싶을 때 쓸 말은 어느 정도가 좋은지 미리 정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몇 달에 한 번, 1년에 한 번쯤 이렇게 정리해도 좋고요. 갑자기 말 잘하는 사람이 될 수는 없지만, 대화에서 돌려 쓸 재료를 탄탄하게 갖춰두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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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Q. 예전에는 자신 있게 말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많아져서 오히려 조리 있게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상대가 무엇을 알고 있을지까지 헤아리다 보니 말이 막힌다는 고민이었습니다. 주환님은 홀딩 스테이트먼트 개념을 개인에게 적용해보라고 답했습니다. 난처해서 말이 막히는 것이라면, 난처할 때 나를 덜 난처하게 해주는 멘트가 무엇일지 미리 찾아두라는 것입니다.

Q. 어려운 상대 앞에서 보고나 발표를 할 때 꼭 쓰는 무기가 있나요

거래처든 언론사든 대표든, 상대가 어려운 자리에서 쓰는 방법을 물었습니다. 기술적인 비법은 없고 결국 토킹 포인트라고 답했습니다. 이 미팅에서 이거 하나는 꼭 얘기해야지 정하는 것만으로 임팩트가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해서 95점짜리 발표를 만들지 고민하는 것보다 이건 무조건 말한다를 먼저 정해보시길 바랍니다.

Q. 위기가 감지되면 내부에서 어떤 절차로 메시지를 만드나요

제일 중요한 것은 얼라인이라고 답했습니다. 광고에 악플이 달려 이슈로 불거질 것 같다는 신호가 오면, 그 얘기가 나올 때 우리는 이 얘기만 하자를 빨리 정합니다. 동시에 이 사안을 어디까지 올릴지도 정합니다. 광고를 만든 팀에서 끝날 일인지, 사장까지 갈 일인지, 외국계이니 글로벌 본사까지 보고할 일인지. 회사가 공식으로 인정할 수 있는 선이 어디인지 얼라인해두는게 중요합니다. 에이전시를 활용한다면 리스크에 강한 곳, 밤새워 코멘트를 정리하는 곳, 평시에 회사의 좋은 이야기를 잘 알리는 곳으로 성격을 나누어 서너 곳과 계속 일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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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연결될 때, 

성장은 더 멀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