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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저자 북토크] 투자의 중력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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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야기는 어디서든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65억을 잃어봤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어렵습니다. 코스피가 하루가 멀다 하고 요동치는 요즘 《투자의 중력》의 저자 황준호 님을 만났습니다. 증권사 채권 운용역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지금은 전업 투자자로 활동 중입니다. 투자를 제대로 하려면 사업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스타트업 초기 멤버로 합류해 그 회사가 유니콘이 되는 것도 경험했습니다. 저자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더 비싼 값을 치르고 경험을 조금 더 한 사람'. 저자가 말하는 '중력'은 돈이 점점 더 강하게 끌려오는 원리입니다. 대어를 낚고 자랑하는 낚시꾼보다 원양어선을 만드는 사람이 되는걸 꿈꾸시나요. 저자 북토크에서는 무엇을 사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투자자가 되어야 하는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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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전략과 원칙

저자는 찰리 멍거의 말을 빌려, 어디에나 통하는 전천후 전략은 존재하지 않고 사람 수만큼의 전략이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손실이 났을 때 비참해질 것 같으면 애초에 대단히 보수적인 투자만 해야 하고, 그러려면 자신의 특성과 재능에 맞는 방식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계관'을 계속 강조했습니다. 내가 어떤 판에서 누구와 플레이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천재들이 있는 곳에 아무나 너무 쉽게 들어갈 수 있으니 상대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는 밀란 쿤데라의 소설에서 '직업적 동의'라는 개념을 가져왔습니다. 배우는 재능 이전에 익명의 군중 앞에 자신을 드러내는 데 동의한 사람이라는 대목입니다. 투자자도 마찬가지로 어떤 형태의 고통에 동의한 사람인데, 대부분 그걸 모른 채 시작했다가 가장 크게 잃는 순간에 포기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일은 내가 어떤 고통에 동의했는지 아는 일과 다르지 않다고 그는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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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방식 그대로 잃는다

저자는 자신의 지난 계좌 화면을 띄웠습니다. 한 달 수익 합계가 56억이던 시기입니다. 그중 20억을 실현했고, 종목은 세 개뿐이었습니다. 그때 그는 자기가 너무 잘한다고 느꼈고, 실탄도 많으니 어떤 상황이 와도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큰 파도가 왔습니다. 어떤 배도 삼킬 수 있는 파도가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투자자는 돈을 버는 방식 그대로 잃는다.' 벌 때는 장기 투자자였다가 잃을 때만 재빨리 손절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돈을 벌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성공 경험이고, 잘한 방식이니 굳어지기 때문입니다. 잘 버티는 사람은 오를 때도 내릴 때도 버티고, 빨리 파는 사람은 양쪽 다 빨리 팝니다. 그래서 그가 던진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나는 어떤 성공으로 나를 길들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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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이 30cm 장애물만 골라 다닌 이유

버핏은 수학의 정석과 같습니다. 버핏이 보는 것은 두 가지뿐입니다. 이 기업의 강점이 무엇인가, 그리고 그 강점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가. 사회를 얼마나 바꿀 산업인지, 얼마나 성장할지는 보지 않습니다. 인텔을 초창기에 살 기회가 있었는데 이름이 이상하다며 안 샀고, 하나도 아쉬워하지 않았습니다. 승자를 맞히는 게임이 아니라 생존자를 맞히는 게임을 택한 것입니다. 버핏은 결국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우리는 2m를 뛰는 능력이 있어서 부자가 된 게 아니라 30cm짜리 장애물을 찾는 데 집중해서 부자가 됐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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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에서 가져온 쉬운 슛의 원리

농구를 좋아하는 그는 2018년 플레이오프를 예로 들었습니다. 골든스테이트의 전략은 하나였습니다. 커리에게 최대한 쉬운 슛을 만들어주는 것. 엘리베이터 스크린 영상에서 두 선수가 문이 닫히듯 수비수를 가두는 장면을 함께 봤습니다. 어려운 것을 해내는 게 아니라 어려운 것을 피하도록 설계한 전술입니다. 

안드레 로버슨 사례도 소개되었습니다. 자유투 성공률 14%, 상대가 일부러 파울을 해서 벤치로 보내려 했던 선수입니다. 그런데 전체 슛 성공률은 커리나 르브론 수준입니다. 1.5m 안에서만 쏘기 때문입니다. 대신 수비에서는 제임스 하든의 성공률을 45%에서 26%로 떨어뜨렸습니다. 같은 해 KBL 최고 연봉이 9억 2천이던 시절, 로버슨은 수비만으로 117억을 받았습니다. 약점을 고치려 고군분투 하는 대신 강점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입니다. 시장은 결국 강점의 값을 치르는 곳이니, 그게 멋있어 보이지 않는 강점이어도 상관없다고 저자는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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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게 사서 싸게 판다

비싸게 사서 싸게 판다. 비싸질 때 사고, 싸질 때 파는 것 입니다. 우리는 보통 싸질 때 저점 매수라며 주식을 사고, 비싸질 때 어깨에서 팔아야 한다며 팔려고 하죠. 비싸질 때 사려면 반드시 이유가 필요하고, 그 이유를 찾다 보면 가격이 아니라 가치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싸질 때 판다고 정하면, 계속 오르는 것은 팔지 않게 됩니다. 급하게 의사결정하는 습관에서 벗어나게 하는 힘입니다.

손절에 대한 정의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손절은 입장 티켓입니다. 50% 손실을 버텨서 회복하면 남는 경험은 없지만, 5% 손절을 열네 번 하면 자책의 경험이 열네 번 쌓입니다. 지금이 앞으로의 투자 인생에서 가장 싼 손절이니 지금 연습해두라고 그는 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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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Q. 종이신문을 보신다고 했는데, 신문에서 무엇을 보시나요?

종이신문을 보면 중복을 빼고 이백여개의 서로 다른 기사를 보게 되는데, 휴대폰으로 보면 언론사 열 곳을 봐도 새로운 기사는 서른 개 정도라고 답했습니다. 자극적인 상위 열 개만 반복해서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광고와 기사가 눈으로 구분돼 바로 건너뛸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습니다. 또한, 이성적인 판단을 위해 정보를 받는 시간을 오히려 늦추기 위함도 있습니다.

Q. 최근 크게 무너진 레오폴드 아셴브레너는 어떤 실수를 겪었다고 생각하시나요?

내가 맞았다는 감각은 너무 짜릿해서 자신이 고수하던 투자 방식을 접을 수가 없습니다. 레오폴드의 사례가 성공 방식 그대로 실패하는 가장 좋은 예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잘 버는 방식에 어떤 구멍이 있는지 아는 일이 투자 모델을 갖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Q. 앞으로 5년은 벌 일만 남았다는 말씀은 저자님께만 해당되는 이야기인가요?

1년에 4배씩 오르는 지수 시장은 없다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작년과 올해에 아주 드문 일이 일어났으니, 앞으로 3년간 어떤 지수대에 닿지 못한다는 명제 하나만 확실해져도 무엇을 해야 할지는 훨씬 쉬워진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투자자가 갖춰야 할 모델은 잘 맞히는 도박사가 아니라 카지노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룰렛에서 37분의 1이 자동으로 하우스에게 가듯이, 시간이 지날수록 확실하게 돈이 들어오는 곳을 찾는 일입니다. 기관과 외국인은 사람들의 희망을 이용해 벌고 있으니, 어떻게 하면 기관과 외국인의 뷰를 가질 수 있는지 각자의 업종에서 찾아보길 권했습니다.

Q. 바빠서 재테크를 신경쓰지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나요?

첫 재테크는 남에게 맡기는 편이 낫다고 답했습니다. 펀드에 가입하면 그 펀드가 어떻게 운용되는지 볼 수 있고, 그걸 복기하는 것만으로도 배울 게 많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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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모양은 나의 모양

발표의 마지막 장표는 1989년 버크셔 주주총회 사진이었습니다. 소극장 하나에 다 들어가는 인원이 모여 앉은 사진입니다. 멋있는 투자만 하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냐면서, 그럼에도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원칙대로 투자를 해나갔기 때문에 지금의 워렌 버핏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투자는 결국 자신의 모습과 같고, 투자의 과정에서 내 의사결정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멋있는 투자가 아니라 내 삶의 방식에 맞는 투자, 그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인지 되새겨 보는 자리였습니다. 시장을 정복하는 대신 자신의 무지와 욕망을 알고, 흔들려도 빼앗기지 않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만드는 일. 《투자의 중력》이 말하는 중력입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판에서 나의 강점은 무엇이고, 나는 어떤 고통에 동의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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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연결될 때, 

성장은 더 멀리 갑니다.